Smart Shopping List

2011년 가을, 한 열정적인 개발자를 소개 받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폰 앱을 서브잡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기획과 개발은 어느 정도 되었으니 디자인을 해주었으면 한다는 의뢰였다.(물론 ‘무급’이다)

어플리케이션은 디자인 해 본적이 없는 터라 경험해 볼 겸 의뢰를 수락했다. 사실 이 어플리케이션은 그렇게 대단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쇼핑할 목록을 만들고 사진을 등록하고 체크하는 기능이 전부다. 성공으로 확신이 가득 찬 그의 눈빛을 보자니 거절할 수도 없었거니와 한편으로는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쇼핑리스트’를 표방하는 만큼 주요 사용자를 여성으로 잡았다. 리스트 그룹을 가계부로 표현하고 책장에 넣어 놓은 것처럼 구성했다.

리스트를 만들면 세부항목을 작성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냉장고에 필요물품을 써서 붙이는 메모지 디자인을 차용했다. 각 항목은 자신이 직접 촬영하여 등록할 수 있어서 굳이 항목이름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직관성을 높였다.

무려 1달러라는, 기능에 비해 높은 가격이 새삼 우려스러웠지만 뭐 어쩌겠는가.

지금 이 제품이 잘 팔리고 있는지 어쩐지는 전혀 모른다. 무료 배포 용도로 만들어진 ‘Lite'버젼도 있으니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재미삼아 다운 받아보기 바란다.